오랜만에 쓰는 첫 마디라 그런지 가벼운 말을 고르고 골라도 자꾸 무겁게만 느껴진다.
그동안 나는 6개월의 수습 기간을 마친 첫 번째 직장에서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직했다.
새로운 직장에서 지낸 지는 아직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좋은 분들과 함께 새로운 분야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어 출퇴근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면 크게 변한 듯하지만, 막상 그대로인 것들이 더 많다.
오히려 나는 변해버린 환경이나 주변 사람들의 생각에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요즘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아졌다.
외면이나 사회적인 내 모습이 아니라
어느 때보다 내면의 모습을 가꿀 때가 되었다.
먹고 사는 일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일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일
그 ‘좋은’ 배우자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아는 일
사회에서의 ‘좋은’의 의미가 내가 생각하는 ‘좋은’의 의미와 같은지 구별하는 일
부쩍 세월을 꿀꺽 삼킨 부모님을 보는 일
어디로 가는 비행기가 제일 좋을까
회피하기 위해 스카이스캐너에서 everywhere 버튼을 꾹 누르고
내 운명을 랜덤박스에 돌려버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인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서
마음 구석 찝찝함이 남아있다.
원래도 나는 찝찝한 기분을 유독 못 참는다.
새로 산 물건에 스티커를 떼고 나면 남아있는 접착제의 흔적을 깨끗하게 닦지 않고는 다음 일을 하지 못하는 고약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고민이 없는 삶이란 없겠지.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열심히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것이 먹고 사는 일과 상관 없는 일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