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요리를 못한다.
엄마가 만든 떡볶이는 떡볶이 탕에 가까웠다.
야채볶음밥은 물기가 너무 많아서 질척였다.
나는 맛없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착한 딸은 아니라 엄마 요리가 맛없다고 말했지만
그 옆에 아빠는 항상 묵묵하게 먹을만하다며 그릇을 비웠다.
(아빠는 내가 만든 맛없는 음식도 꿋꿋하게 먹어주었다.)
최근, 엄마는 퇴직을 했고
언제부터라고 꼭 집지 못하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엄마 요리는 맛있어졌다.
내가 바꿔달라는 대로, 아마 요리법이 조금씩 바뀌기도 했고
엄마도 요리할 시간이 점점 많아지면서 자기만의 방법이 생겼을 것이다.
엄마의 요리를 생각하자면
그래도 나는 한 번도 식은 음식을 먹은 적은 없었고
한 번도 대충 만들어진 적 없었으며
재료들이 상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배고픈 적도 없었다.
맛은 분명 서툴렀지만 그 속에 사랑이 있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집에 올 일이 없던 나는 엄마의 요리가 참 그리웠고
엄마가 한 상을 차려주면 맛있다는 말을 항상 해왔는데
단 한 번도 빈말인 적 없었다.
그럼 엄마는 항상 말한다.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라고
엄마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딸인 나는 가끔 삼키기도 하는 말을
나는 요즘 하루에 10번은
사랑해, 예뻐, 귀여워 같은 말을 듣고 지낸다.
내가 객관적으로 예쁜지
엄마의 요리가 객관적으로 맛있어졌는지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내 세상에서는 엄마의 요리가 미슐랭 3스타보다 값지고
엄마의 눈에는 내가 가장 빛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