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재은, 나의 재은

다음 생엔 마호가니 가구가 될테야


콸콸콸

지내다 보면 싫은 사람이 생기기도 하는 거야
그런데 이 순간 내가 미워하는 마음을 덜컥 밖으로 내놓기에는 어떤 보이지 않는 무게가 있어
“네가 싫어” 이 말을 뱉을까 봐 하루에 몇 번씩 삼키는데
사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기도 하고
말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너무 잘 알아
누군가를 속으로 미워하지만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얄팍한 마음도 있어
언젠간 사라질 감정이라는 걸 알기에 순간의 감정에 대한 책임을 미래의 나에게 지우고 싶지 않기도 해
사실 앞으로 다신 안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어쩌면 또 인연이 닿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까 마음껏 미워하기가 쉽지 않은거야

미워하는 마음을 품는 거 말이야
꼭 거울로 가득 찬 방에서 손가락질을 하는 거 같아
그를 가리켰는데 결국은 나를 가리키는 것이
이 마음이 나를 아프게 하는 걸 알아
흔해빠진 ‘그런 마음을 갖는 건 결국 네 손해야’ 라는 말을 하고싶은건 아냐
얼마 전에 영상을 봤는데 흙탕물이 섞인 컵에서 깨끗한 물만 남기려고 숟가락으로 흙을 하나하나 건져내는 것보다 깨끗한 물을 콸콸콸 흘려보내서 새로운 물로 채우는게 빠르다는 거야. 인생이 그렇대
그래서 이번에 한번 해보려고
콸콸콸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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