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재은, 나의 재은

다음 생엔 마호가니 가구가 될테야


덕질에 관하여

덕질을 잘하는 성격이 있듯
덕질이 영 체질에 안 맞는 성격이 있다.
내가 그렇다.
주변에 덕질을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시즌별로 무언가를 열렬히 파고 있다.
가끔 삶이 지루해질 때는 덕질을 하면 조금 나아질까 하고 이것저것 시도해 봤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도 무언가를 미친 듯이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좋아하는 것을 싫증 내는 일도 적다.
마음에 스미듯이 들어오면 웬만해서는 내보내지 않는다.
반짝 빛나는 무언가를 사랑하기보다는
오랜 기간 동안 그 형태를 유지하느라 애쓰는 그런 것들을 사랑한다.
사람을 좋아하게 될 때에도 첫눈에 반하는 일이 적다.
힘든 일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내가 힘들 때 옆을 지켜주는 모습에
좋아하는 마음이 싹트는 것처럼

‘나도 덕질이 하고 싶어’라는 말에
친구는 한결같은 내 모습이 오히려 좋다고 답했다.
뜨거운 화로도 따뜻한 담요도 틀린 것은 없지
이번 생은 아무래도 따뜻한 담요처럼 살아가려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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