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재은, 나의 재은

다음 생엔 마호가니 가구가 될테야


NEU-ULM

넘어져도 아프지 않을 만큼 길가에 낙엽이 잔뜩 쌓여있었는데

시옷을 닮은 지붕 위에도 손바닥보다 훨씬 큰 낙엽이소복이올라와 있었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나 같은 아시안은 처음 보는 눈빛을 하고는 지나갔는데

딱딱하게 들리는 단어들의 조합을 부드러운 말투로 나누는 대화소리가 들렸는데

사람들은 심미성보다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진 옷들을 입고 다녔는데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음식에 참 꾸밈이 없었는데
단조로운 재료들로 이루어진 음식이 입맛에 잘 맞았다.

찬바람이 불어도 내방은 참 따뜻했는데
가을이 지나고는 매일 눈이 왔는데
아침이면 항상 새것 같은 도화지가 펼쳐져 있어서
질척거리는 눈을 본 적이 없었다.

아무도 나를 신경 쓰거나
방해하지 않았고


나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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