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돌릴 틈도 없이 많은 시험과 결과를 마주하는 로스쿨 생활은 강한 사람에게도 가끔은 약한 모습을 만나게 한다.
내가 결과를 만든 건 사실이지만 결과는 결코 내가 아니다.
결과를 결과 자체로 받아들이는데도 연습이 필요하다.이번 글은 잊을 때마다 꼭 내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학창시절부터 수없이 시험을 치루고 결과를 받았다. 배움의 과정이 소중하다는 말은 언제 한 번 밥이나 먹자는 말처럼 그냥 흘러가는 듣기 좋은 말 뿐이다. 조금 커서는 결과가 전부라는 말을 더 많이 듣고 말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말을 하는 눈빛을 받았다.
그렇게 자란 대부분의 우리는
성적표와 자신을 구별하지 못한다.
아직도 누군가는 결과와 자신을 혼동하며
스스로를 학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작가와 작품은 다르다.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혼동하는 자에게는 당연하지않고,
작품을 사면서 작가를 가졌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혼동의 방에 머무는 자들의 문을 잠근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그림을 그려낸다.
그리고는 나아간다. 또 다른 그릴 대상을 찾아서
다양한 기법으로,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그리기도 하고 가끔은 쉬기도 한다.
작품은 나의 흔적이지만 내가 아니고 내가 될 수도 없다.
나의 일부지만 전부가 아니다.
작품은 시간의 벽을 뚫지 못하지만
작가는 오늘을 또 내일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