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는 나는 볼이 시리게 아름다워.
오늘은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같은 옷을 입은 길바닥의 포시래기 고양이를 사랑했어.
따뜻한 차가 담긴 도자기 잔에 두 손을 녹이는 그 순간을 사랑해 그 때가 이른 아침이든, 잠 못드는 새벽이든.
누군가 봐주기를 바라기도 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걸 깨달을 때, 그 자유를 사랑해.
내 공간에서 오는 무한한 평온을 난 좋아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오늘을 사랑해.
엄마가 날 보며 웃을 때 생기는 눈가의 주름을 사랑해. 또 그녀의 따뜻한 온기를 사랑해.
잊을 때쯤 툭, 다양한 말로 사랑을 전하는 아빠의 담백한 매력을 사랑해. “밥 먹었니?” 부터 “오늘은 비가 온다.” 까지 또 그의 관대함을 사랑해.
내 소중한 친구들의 삶을 사랑해.
어쩜 그리 하나하나 빛날까.
골목길을 사랑해.
요즘은 가을 공기가 참 사랑스럽지.
창문을 열고 침대 끝 자락에 해를 들이고 싶은 요즘 날씨를 사랑해. 발가락 사이를 지나가는 햇살이 기분 좋게 간지러워.
모든 사랑이 돌아오진 않더라도 또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나를 사랑해.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