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아주 시끌벅적했다. 꽉 닫아 둔 창문을 뚫고 대학 축제의 열기가 강의실을 데웠다. 14학번 선배 한 분, 감독으로 들어오신 교수님 그리고 나. 세 명이서 강의실을 채우기에는 강의실이 컸다. 4년동안 매주 수업을 듣던 강의실인데 이렇게 컸던가. 따뜻해진 날씨와 정신 없는 축제 기간에 하필 졸업시험 날짜가 겹쳤다. 졸업시험에 하필 축제가 겹쳤던지. 아무래도 상관없다.
졸업시험 말고도 나에게는 크고 작은 시험이 너무나 잦았다. 그 탓에 조금 지쳐있었다. 짧은 시간에 단어를, 문장을 마구 우겨 넣었다. 급하게 넣은 내용이 오는 길에도 출렁출렁 쏟아져버릴 것 같았다. 예상하던 문제가 나왔지만 밖에서 들리는 음악소리에 초점이 자꾸만 종이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고, 학번과 이름은 잘 적었는지 확인하고 답안지는 내 손을 떠났다. 선배와 나는 거의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답안지를 제출했다. 대충 봤던 문제가 아른거린다. 그래 이제와서 생각나면 뭐하겠어.
또 어느 가수가 왔는지 무대를 벗어나니 사람들이 적어졌다. 자전거 체인소리가 학교소음을 밟고 지나간다. 나무들이 쭉 늘어선 길을 지나가니 잎사귀를 으깬 냄새가 짙게 풍겼다. 위로가 되는 향기였다. 시험에 남은 아쉬움때문에 마음이 먹먹한 것인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나의 대학생활의 꼬리가 터널을 지나는 것만 같아서 허무한 것 같다. 졸업을 하고도 언제든지 올 수 있는 학교지만 나는 더이상 대학생이 아니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겠지.
다들 안녕.
그동안 고생했어 재은아.